안녕하세요. 재판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사건의 본질과 판단 구조를 풀어드리는 손호영입니다.
봉투의 제목보다 효력과 기한을 먼저 읽어야 합니다. 이행권고결정은 응답하지 않으면 판결과 같은 집행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적법한 이의가 있으면 결정은 효력을 잃고 통상의 소액재판으로 진행됩니다.
3. 결정서를 받은 날, 청구 내용, 이미 변제한 자료를 그날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현재 단계: 판결 전이지만 아무 일도 아닌 때는 아닙니다
소액사건의 소장을 낸 뒤 법원은 일정한 경우 변론기일을 열기 전에 피고에게 청구취지대로 이행하라는 권고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원고의 주장만 듣고 최종적으로 사실을 확정한 판결은 아닙니다. 피고에게 간단한 이의기회를 주어 다툼이 없으면 신속히 집행권원을 만들고, 다툼이 있으면 재판으로 넘어가기 위한 절차입니다.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4에 따르면 피고는 결정서 등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이내에 서면으로 이의신청할 수 있습니다. 등본이 송달되기 전에도 이의할 수 있습니다. 2주는 불변기간이므로 ‘상대방과 협의 중이었다’는 사정만 믿고 넘겨서는 안 됩니다.
절차의 의미: 이의는 패소가 아니라 심리를 요청하는 행위입니다
이의신청이 적법하면 이행권고결정은 효력을 잃고 사건은 통상의 소액사건 재판절차로 진행됩니다. 이의한다고 곧바로 피고의 주장이 인정되는 것도 아니고, 이의하지 않았다고 법원이 모든 증거를 충분히 심리했다는 뜻도 아닙니다. 쟁점을 법정에서 다툴지, 청구를 인정하고 이행할지를 정하는 갈림길입니다.
| 확인할 항목 | 왜 중요한가 | 준비자료 |
|---|---|---|
| 송달일 | 2주 기한의 출발점 | 송달봉투·전자송달 내역 |
| 청구원인·금액 | 인정·다툼 범위 결정 | 소장·계약서·정산표 |
| 변제 여부 | 청구액 감액·소멸 판단 | 이체내역·영수증·메시지 |
| 관할·당사자 | 절차상 항변 가능성 | 주소·법인등기·계약 당사자 |
기한: ‘받은 날부터 2주’를 기록합니다
우편을 가족이나 동거인이 받았거나 전자송달된 경우 실제 법적 송달일이 언제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봉투를 늦게 열었다는 사정과 송달일은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 날만 계산하지 말고 여유 있게 제출하고, 방문·우편·전자제출 방식에 따른 접수 완료를 확인합니다.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기간을 지키지 못했다면 추후보완 가능성이 문제될 수 있지만 요건이 엄격합니다. 단순 착오나 바쁜 일정만으로 인정된다고 기대하지 말고, 지체 없이 원인과 자료를 정리해야 합니다.
무엇을 써야 하나요?
법은 이의신청서의 명칭이나 정형을 엄격히 제한하지 않습니다. 전체 취지상 결정에 불복한다는 뜻이 분명한 서면이면 이의로 볼 수 있다는 판례도 있습니다. 그러나 안전하게 사건번호, 당사자, 결정 표시, 전부 또는 일부에 이의한다는 뜻, 날짜와 서명을 명확히 적는 편이 좋습니다.
이의 단계에서 모든 증거를 완성하지 못했더라도 기한을 먼저 지키고, 이어지는 답변서·준비서면에서 구체적 주장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갚았다는 주장, 계약 당사자가 아니라는 주장, 금액 계산 오류처럼 핵심 항변은 가능한 한 일찍 자료와 함께 제시해야 쟁점이 선명해집니다.
이의하지 않으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피고가 기간 안에 이의하지 않거나 이의가 취하·각하되면 이행권고결정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원고는 확정된 결정을 바탕으로 채무자의 재산에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법정에 한 번도 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효력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확정 뒤에는 청구이의 등 별도 집행구제 절차가 문제될 수 있지만, 결정 전에 이미 존재했던 단순 방어사유를 뒤늦게 모두 다시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처음 2주가 중요합니다.
흔한 실수와 다음 단계
- 소장과 결정서를 광고우편처럼 보관만 합니다.
- 상대방과 통화 중이니 기한이 멈춘다고 생각합니다.
- 일부만 인정하면서 이의 범위를 적지 않습니다.
- 이의서만 내고 이후 변론기일 통지를 놓칩니다.
- 변제내역을 월별·항목별로 정리하지 않아 같은 주장을 반복합니다.
이의 후에는 변론기일이 정해지고, 원고의 청구원인과 피고의 항변을 증거로 심리합니다. 인정하는 금액이 있다면 다투는 부분과 분리해 이행·화해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모두 부인’이라는 문장보다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어떤 근거로 다투는지 구조화하는 것입니다.
이행권고결정의 2주는 답을 완성하는 기간이 아니라 재판받을 기회를 지키는 기간입니다.
판사는 기록에서 무엇을 보는가
먼저 펴는 곳
결정서, 소장 부본, 송달봉투를 한꺼번에 펼쳐 송달일과 청구내용을 확인합니다.
멈추는 곳
이의기간이 남아 있는지와 이미 결정이 확정됐는지에서 먼저 멈춥니다.
맞춰보는 곳
청구 항목별로 계약·변제·상계 자료를 맞춰 인정과 다툼을 구분합니다.
여백의 메모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확정효력을 막아주지 않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칼럼이며, 소속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필요한 경우 법률 전문가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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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손호영
부장판사 · 전 대법원 재판연구관(형사조) · 전 서울회생법원 판사 · 서울대 법학박사
『판사의 언어, 판결의 속살』 · 『대신 정리해주는 3개년 형사판례공보』 저자 · 법률저널 〈손호영 판사의 판례 공부〉 160회 이상 연재
재판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사건의 본질과 판단 구조를 설명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