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 창고 입구에서 여러 상자 가운데 한 상자를 실제 건네받는 성인

공범들 사이의 또 다른 현실적 문제: 범죄수익은 누구에게 귀속됐을까요

안녕하세요. 재판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사건의 본질과 판단 구조를 풀어드리는 손호영입니다.

판사의 렌즈

공동정범으로 전체 범행을 책임진다는 말과 전체 수익이 내 몫이라는 말은 다릅니다. 추징에서는 범행에 대한 책임 다음에, 어떤 법률의 어떤 이익이 누구에게 귀속되었는지를 다시 물어야 합니다.

함께 범행했다면 수익도 전부 함께 책임질까요

여러 사람이 하나의 범죄에 가담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일을 지시하고, 어떤 사람은 돈을 받으며, 또 다른 사람은 계좌나 장소를 제공합니다. 범죄로 많은 돈이 움직였다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각자가 손에 넣은 금액은 다를 수 있습니다. 공동정범의 유죄가 인정되면 누구에게나 전체 금액을 추징할 수 있을까요.

이 글에서는 범행의 공동책임과 범죄수익의 개별 귀속이 어떤 관계에 있는가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공동정범은 다른 사람의 실행행위도 자신의 범행으로 책임지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범행으로 생긴 돈이 어느 사람의 재산이 되었는지는 별도로 살펴봐야 되는 사실입니다. 특히 이익박탈을 목적으로 하는 추징에서는 이 부분을 간과하면 처벌의 범위와 박탈할 이익의 범위를 혼동하게 됩니다.

추징에는 여러 법률상 근거와 유형이 있습니다. 이 글은 판례가 부정한 이익의 박탈을 목적으로 설명한 개별적 추징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할까 합니다. 모든 특별법의 추징이 같은 성질과 범위를 갖는다고 전제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공범이면 나눠 추징한다’는 짧은 결론보다 먼저, 지금 적용하는 추징조항이 무엇을 박탈하도록 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돈이라도 어느 범죄의 이익인지 정해야 합니다

돈의 출처를 범죄수익이라고 부르면 법적 성질까지 정해진 것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그러나 추징의 근거 조항은 범죄의 종류와 취득한 재산의 관계를 특정합니다. 도박 사이트가 벌어들인 수익과 사이트에 계좌를 제공한 사람이 받은 대가는 같은 운영과 연결되어 있어도, 각각 어떤 행위로 생긴 재산인지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추징의 첫 문장을 ‘범죄수익이 얼마인가’보다 ‘이 조항에서 말하는 어떤 행위의 어떤 수익인가’로 시작하는 편이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범행 전체의 거래액, 범인이 받은 금액, 그중 몰수대상이 되는 금액은 서로 다른 수치일 수 있습니다. 이름을 같은 수익으로 묶으면 뒤의 계산이 아무리 정확해도 첫 분류의 오류를 고칠 수 없습니다.

대포통장 제공 사건은 유죄와 추징을 따로 읽었습니다

대법원 2020. 5. 28. 선고 2020도2074 판결은 불법 도박 사이트에 대포통장을 제공한 피고인에 관한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도박개장 범행의 공동정범에 관한 유죄 판단은 받아들였지만,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른 추징 부분은 파기했습니다. 계좌 제공의 대가를 도박 운영수익의 분배와 같은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 판결에서는 금액의 성격, 대상 범행의 범위와 분배비율도 문제 되었습니다. 저는 이 세 항목이 추징액을 검증하는 서로 다른 문턱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익의 성격이 맞아야 계산 대상이 되고, 기소된 범행과의 관계가 맞아야 대상 범위가 정해지며, 그 다음에 피고인의 실제 몫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비율을 고치는 것으로 앞선 두 문턱의 오류를 보완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이 판결을 대포통장 제공자에게 어떤 법률에 의한 추징도 불가능하다는 뜻으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대법원이 판단한 것은 해당 조항에 따른 추징의 허용 여부입니다. 별도의 범죄행위로 받은 보수에 다른 법률상 몰수·추징 근거가 있는지는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특정 근거로 추징할 수 없다는 결론과 부정한 이익을 언제나 보유할 수 있다는 결론은 꼭 같지 않습니다.

귀속을 구별하는 것과 비용을 공제하는 것은 다릅니다

실제로 얻은 이익만 추징한다는 말을 회계상 순이익만 남기고 모든 비용을 빼준다는 뜻으로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판례는 이익의 귀속과 범죄수익을 얻기 위해 지출한 비용을 구별합니다. 자신의 이익을 받아 범행 비용으로 사용했다는 것과 처음부터 다른 사람에게 귀속된 돈을 잠시 취급했다는 것은 같은 사실이 아닙니다.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도2223 판결은 성매매알선 사건에서 실제 취득한 이익, 성매매여성에게 지급된 금액과 업소 임대료를 구별했습니다. 알선행위자의 실제 취득분은 따로 계산하되 범행에 사용한 임대료를 다시 공제하지는 않았습니다. 공범별 실제 이익에 따라 개별 추징해야 한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려면 회계 장부의 비용이라는 명칭을 잠시 내려놓아야 합니다. 어떤 지출이 나에게 귀속되지 않은 돈을 전달한 것인지, 이미 얻은 나의 범죄수익을 사용한 것인지가 먼저입니다. 같은 계좌에서 송금되었다고 법적 평가도 같지는 않습니다. 누가 어떤 권원으로 돈을 받았는지, 언제부터 처분할 수 있었는지에 관한 자료가 필요합니다.

구별핵심 질문잘못된 단순화
공동정범 책임누가 범행을 함께 실행했는가가담자 모두 같은 돈을 벌었다
추징대상 해당성이 법률의 어떤 수익인가불법과 관련된 돈은 전부 같다
개별 귀속누가 얼마를 실질적으로 받았는가대표 계좌 명의자가 전액 취득했다
지출의 평가타인 몫 전달인가 수익 사용인가지출이면 모두 비용 공제한다

학설의 구별: 이익박탈과 징벌을 섞지 않아야 합니다

사법정책연구원의 2025년 「몰수제도의 개편방안에 관한 연구」는 개별법의 재산박탈 규정에서 대상과 목적이 다르다는 점을 정리합니다. 부정한 이익을 보유하지 못하게 하는 이익박탈형과, 이익 취득 여부와 별도로 작용하는 징벌형을 구별하는 것입니다. 이 구별을 놓치면 실제 이익만 추징한다는 설명을 모든 근거 법률에 넓혀 쓰게 됩니다. 반대로 징벌적 규정의 강한 효과를 이익박탈형 사건에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의 개별 귀속 논의는 소개한 판례와 그 근거 규정에 맞추어 읽어야 합니다. 저는 근거 조항을 먼저 정하는 작업이 단순한 법률명 확인이 아니라, 어떤 재산적 결과를 제거하려는 제도인지를 정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통장에 들어왔다는 사실은 귀속의 출발점입니다

한 사람의 계좌에 돈이 전부 입금된 뒤 여러 사람에게 송금되었다면, 계좌 명의자에게 전액이 귀속되었다고 바로 결론 내릴 수 있을까요?
계좌 입금은 중요한 자료지만 돈을 처분할 수 있는 지위와 실제 분배 관계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수금 담당자가 잠시 보관한 돈과 자신이 받은 수익을 다른 사람에게 지급한 돈은 구별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공동 운영자들이 미리 정한 비율대로 이익을 나누고, 한 사람이 편의상 수금만 담당했다고 해보겠습니다. 이때 입금 총액을 수금 담당자의 몫으로 곧바로 읽게 되면, 분배 약정의 의미를 간과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전체 돈을 자기 이익으로 취득한 뒤 개인적인 사유로 제3자에게 증여한 경우라면, 또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일단 그는 받았던 것이니 그에게 총액을 귀속시키는 것이 맞고, 이후의 증여는 그의 마음대로 처분한 것이라고 봐야될 것입니다.

이 두 상황을 나누는 자료는 단순한 송금 내역에 그치지 않습니다. 지급이 정기적이었는지, 금액이 일정한 비율과 맞는지, 상대방의 지위가 무엇인지, 당사자들 사이에 정산을 요구할 권리가 있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사후에 만들어진 분배 설명과 당시 실제 거래방식이 일치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분배라는 이름으로 모든 지출을 제외하는 것도 오류입니다.

사실 제 개인적으로는 이 두 가지 분류 중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는, 이론적 또는 형식적으로 일도양단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를 설득해내는 법률가의 역량이 가장 빛을 발하는 대목이라 생각합니다.

자료가 섞여 있을수록 시간별로 읽는 방식이 도움이 됩니다. 입금 당시의 관계, 보관 중의 통제, 송금 당시의 목적, 정산 후의 최종 상태를 구별합니다. 최종 잔액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범죄수익이 적었다고 할 수 없으며, 중간 입금액이 컸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이 모두 취득했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잔액과 귀속은 답하는 질문이 다릅니다.

비율을 모르면 인원수로 나누면 될까요

2009도2223 판결은 해당 유형의 공동범행에서 공범별 이득액을 알 수 없으면 전체 이득액을 평등하게 분할하여 추징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 단계는 전체 이득액과 공동취득의 범위가 먼저 확인된 뒤의 문제입니다. 누가 대상 범행의 어떤 이익을 함께 얻었는지 정하지 않고 인원수부터 세면, 계산의 전제부터 흔들립니다.

전체 이득액을 모르는 경우와 전체는 알지만 각자의 몫을 모르는 경우는 다릅니다. 전자에는 분모가 아니라 합계 자체의 증명 문제가 있습니다. 후자에는 분배의 증명 문제가 있습니다. 균분이라는 방법은 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추정 장치가 아닙니다. 또한 어떤 특별법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만능 규칙으로 확대해서는 안 됩니다.

저는 실제 귀속을 우선 확인한다는 순서를 기록에 남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분배자료가 없다는 결론에 앞서 계좌, 정산 기록, 공범 진술과 객관적 지급 흔적을 검토해야 합니다. 서로 다른 몫을 보여주는 자료가 있는데도 편리하다는 이유로 균일하게 나누면, 실제 이익을 박탈한다는 원칙이 행정적인 계산 편의에 밀리게 됩니다.

[이 글 요약]

① 공동정범 유죄와 전체 수익의 귀속은 다른 질문입니다.

② 추징 근거·대상 범행·이익의 성격·개인 몫을 순서대로 봅니다.

③ 돈의 이동을 확인하되, 이동만으로 귀속을 단정하지 않습니다.

증거가 필요하다는 원칙은 금액 산정에도 남습니다

추징은 유죄 판단에 따라오는 계산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면 증거 검토가 뒤로 밀립니다. 그러나 어느 수익을 누가 얻었는지 판단하는 데에도 자료가 필요합니다. 특히 전체 거래액에 비율을 곱하여 추징액을 계산할 때는 거래액이 그 범행의 수익인지, 그 비율이 실제 분배를 반영하는지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숫자가 객관적으로 보이는 것과 그 전제가 증명된 것은 다릅니다.

공범 진술이 범행 참여를 설명할 때와 수익 분배를 설명할 때 그 신빙성이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가담을 축소하면서 받은 돈은 일부 인정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몫을 과장하면서 전체 수익은 줄여 말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 단위로 믿는다거나 믿지 않는다고 끝내기보다, 어떤 금액에 관한 어떤 설명이 객관자료와 맞는지 명제별로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익을 숨긴 사람에게 유리하다는 반론

개별 귀속을 따로 증명하도록 하면 장부를 만들지 않고 현금으로 분배한 공범이 유리해질 수 있다는 반론이 가능합니다. 범죄수익을 없애 경제적 유인을 제거하려는 제도의 목적을 생각하면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지적입니다. 그러나 귀속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공범에게 전액을 부과하면, 이익박탈형 추징을 실제 이익과 무관한 공동책임으로 바꾸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 난점은 증명 구조와 입법 목적을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자금 흐름의 간접자료를 충실히 수집하고, 정산 패턴이나 역할별 보수를 분석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법률에 특정한 추정 규정이 있다면 적용요건과 반증 기회를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다만 그런 규정이 있다는 사실을 모든 범죄와 모든 귀속관계의 입증을 생략할 근거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이익박탈과 징벌은 정책적으로 가까워 보여도 법적으로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범죄행위에 관하여 어느 정도 처벌할지와 범죄로 얻은 재산을 얼마나 제거할지는 다른 질문입니다. 제도 개선으로 더 강한 환수 규칙을 만들자는 제안은 가능하지만, 현행 사건의 특정 조항을 적용할 때 그 제안을 이미 시행 중인 법처럼 취급해서는 안 됩니다.

또 다른 반론은 공동정범에게 범죄 전체를 책임지우면서 금전적 결과만 나눈다는 것이 모순이라는 주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공동책임이라는 단어가 어떤 대상을 설명하는지 구별하면 모순이 줄어든다고 생각합니다. 범죄 실행에 대한 책임을 공동으로 지는 것과 어느 재산을 취득했는지는 별개의 관계입니다. 공동의 행위가 개인별로 다른 경제적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법이 다루는 것입니다.

판사는 기록에서 무엇을 보는가

먼저 펴는 곳 — 추징의 근거 조항과 금액 산정표를 봅니다. 대상 범행의 수익인지, 어떤 재산을 박탈하는지 이름부터 맞춥니다.

멈추는 곳 — 계좌 입금액을 곧바로 개인 이익으로 옮긴 대목에서 멈춥니다. 수금·보관·분배·소비 가운데 어떤 관계였는지 설명이 있는지 봅니다.

맞춰보는 곳 — 공범의 분배 진술을 실제 송금, 출금과 정산 날짜에 맞춥니다. 대상 기간 밖의 입금이 전체 수익에 섞이지 않았는지도 확인합니다.

여백의 메모 — ‘책임을 인정한 다음에도 귀속을 다시 물었는가.’ 유죄 판단이 수익 계산의 빈칸을 대신 채우고 있지 않은지 살핍니다.

잠정적 결론과 남는 연구 질문

개별적 추징의 순서는 추징 근거, 대상 범행, 재산의 성격, 실제 귀속과 액수입니다. 공동정범의 성립은 이 과정을 시작하게 하는 중요한 사실이지만 마지막 금액을 자동으로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2020도2074 판결은 유죄와 추징을 서로 다른 질문으로 다루어 그 차이를 보여줍니다. 2009도2223 판결은 실제 귀속을 가르는 일과 비용을 공제하는 일도 같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남는 질문은 조직적 범행에서 명목상 보수와 실질적인 수익분배의 경계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입니다. 매달 일정한 금액이라는 형식만으로 보수라고 정할 수는 없고, 이익에 비례한 지급이라는 형식만으로 법률상 공동취득이라고 정할 수도 없습니다. 역할, 권한과 정산 구조를 함께 연구해야 합니다. 함께 범행한 사람들의 이름을 아는 것만으로는 돈의 법적 주인을 다 알게 된 것이 아닙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칼럼이며, 소속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필요한 경우 법률 전문가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글쓴이 손호영

부장판사 · 전 대법원 재판연구관(형사조) · 전 서울회생법원 판사 · 서울대 법학박사

『판사의 언어, 판결의 속살』 · 『대신 정리해주는 3개년 형사판례공보』 저자 · 법률저널 〈손호영 판사의 판례 공부〉 160회 이상 연재

재판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사건의 본질과 판단 구조를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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