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해임과 이사 해임은 왜 다른가 — 기관법과 계약보호의 경계의 연구 질문을 표현한 시네마틱 셀 일러스트

대표이사 해임과 이사 해임은 왜 다른가 — 기관법과 계약보호의 경계

안녕하세요. 재판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사건의 본질과 판단 구조를 풀어드리는 손호영입니다.

〈판사의 렌즈〉
회사와 한 사람의 관계를 하나의 계약으로만 보면 대표이사·이사·근로자의 지위가 겹치는 사건을 정확히 풀기 어렵습니다.
[이 글 요약]

1. 이사와 대표이사는 선임기관·권한·해임구조가 다릅니다.

2. 상법 제385조 단서는 대표이사 해임에 유추적용되지 않습니다.

3. 보호의 공백은 정관·보수약정·위임·근로관계에서 별도로 검토합니다.

연구 질문: 보호 필요성만으로 유추할 수 있는가

대표이사는 흔히 회사의 최고경영자로 불리고 임기와 보수를 정해 선임됩니다. 임기 중 해임되면 경제적 손실과 명예상 불이익이 생깁니다. 이사도 임기 중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되면 상법 제385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두 지위의 보호 필요성이 비슷해 보일 때 규정을 유추할 수 있는지가 연구 질문입니다.

대법원 2024. 8. 29. 선고 2020다245552 판결은 유추적용을 부정했습니다. 결론을 이해하려면 단순히 대표이사의 중요성을 평가하기보다 회사기관의 선임·해임 권한 배분과 특별규정의 취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구분핵심근거살펴보아야 할 점
이사주주총회상법 제385조 단서이사 임기와 직무
대표이사이사회 등위임·약정·일반법대표권과 업무집행
근로자사용자와 계약근로기준법 등사용종속성과 임금
주주주식 취득상법·정관의결권과 투자관계

기관구조: 주주총회와 이사회의 역할

이사는 주주총회가 선임하고 해임합니다. 이사회는 이사들 가운데 대표이사를 선정하여 업무집행과 대표권을 맡깁니다. 회사가 대표이사를 교체해도 그 사람이 이사로 남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주주총회가 이사에서 해임하면 대표이사 지위를 유지할 기반도 사라집니다.

이 구조는 권한의 층위를 보여줍니다. 대표이사 해임에 이사 해임 손해배상 규정을 곧바로 적용하면, 이사회가 경영상 신뢰를 잃은 대표자를 교체할 권한이 손해배상 부담으로 크게 제약될 수 있습니다. 상법이 이사 해임에는 명문으로 특별보호를 두면서 대표이사에는 같은 규정을 두지 않은 차이도 고려됩니다.

특별규정의 취지와 유추의 한계

상법 제385조 단서는 주주총회가 언제든 이사를 해임할 수 있게 하면서 임기 신뢰를 금전으로 조정합니다. 자유로운 해임과 임기보호를 결합한 특별한 규정입니다. 특별규정을 유추하려면 규율되지 않은 사안과 규정된 사안 사이에 본질적 유사성이 있고, 달리 취급할 합리적 이유가 없어야 합니다.

대표이사는 업무집행기관으로서 이사회의 지속적인 신임을 필요로 합니다. 선임기관, 권한, 해임의 기능이 다르므로 보호 필요성이라는 한 요소만으로 본질적 유사성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대법원의 부정은 문언주의만이 아니라 회사 지배구조의 기능을 고려한 해석입니다.

계약법적 보호는 남아 있습니다

유추적용이 부정되어도 대표이사와 회사 사이의 위임관계, 별도 고용계약, 보수약정의 효력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상 위임의 해지와 불리한 시기의 해지에 관한 규정, 정관과 주주총회결의, 퇴직금 규정, 성과보수 조건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회사법상 기관지위와 계약상 금전청구를 섞어서는 안 됩니다. 대표이사 해임은 대표권을 소멸시킬 수 있지만, 약정한 보수의 지급의무가 어느 범위에서 남는지는 별도 문제입니다. 근로자성을 함께 주장한다면 사용종속성, 업무지시, 보수 성격을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정당한 이유의 위치도 달라집니다

이사 해임 손해배상에서는 해임할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직무상 중대한 위반, 경영능력의 현저한 부족, 신뢰관계를 파괴하는 사정 등이 구체적으로 심리됩니다. 대표이사 해임에 제385조 단서를 적용하지 않는다면 같은 방식의 정당한 이유 심사가 곧바로 청구요건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계약상 위약금이나 불법행위, 민법상 불리한 시기의 위임해지 손해에서 해임 경위가 다시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같은 사실이 다른 법률요건 아래 다른 기능을 하는 셈입니다. 그래서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한 문장만으로 청구원인을 정하지 말고 어떤 규정의 요건인지 밝혀야 합니다.

반론: 보호 공백과 지배주주의 남용

유추적용을 부정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대표이사를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비판이 가능합니다. 지배주주가 이사회를 장악한 회사에서 대표이사를 임기 중 갑자기 해임해도 특별손해배상 책임을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경영인의 독립성과 장기적 의사결정을 위축시킬 우려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기관법 규정을 확대하는 것만이 아닐 수 있다는 것으로 대응 가능합니다. 선임계약에서 해임보상, 보수와 퇴직금, 정당한 사유의 정의를 명확히 하고, 이해상충이 있는 이사회 결의의 절차를 통제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상장회사라면 공시와 지배구조 규범도 작동합니다. 계약 설계가 회사법상 해임권 자체를 박탈하지 않도록 한계를 함께 정해야 합니다.

사견: 지위의 겹침을 표로 만들 필요

저는 사건 초기부터 당사자의 지위를 이사·대표이사·근로자·주주로 나누어 표를 만듭니다. 각 지위의 발생근거, 종료기관, 임기, 보수, 불복·청구근거를 채웁니다. 같은 이메일이나 이사회 의사록도 어느 지위의 요건을 증명하는지 표시합니다.

이 방식은 청구의 중복과 누락을 줄입니다. 예컨대 이사직이 남았는데 대표이사 보수 전액을 잔여임기 손해로 청구하는 경우, 보수의 법적 근거와 실제 직무수행 가능성을 다시 봐야 합니다. 반대로 이사 해임까지 함께 이루어졌다면 제385조 단서 청구를 빠뜨리지 않아야 합니다.

잠정적 결론과 남는 질문

판례의 결론은 회사기관 사이의 권한 배분을 선명하게 합니다. 대표이사 해임을 이사 해임과 동일시하지 않고, 특별규정의 유추를 제한했습니다. 그 대신 보호 문제를 계약과 일반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이는 보호를 부정했다기보다 보호의 법적 통로를 달리 정한 것으로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남는 질문은 계약으로 어느 정도까지 해임보상을 정할 수 있는지, 지배주주의 남용적 지시가 있는 경우 회사와 주주의 책임을 어떻게 나눌지, 대표이사가 근로자성을 함께 갖는 경계가 어디인지입니다. 앞으로의 분쟁은 ‘해임 가능성’보다 여러 지위에서 생긴 금전관계를 정교하게 설계하고 증명하는 방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쟁점 비교표

항목내용
발생근거정관·주주총회·이사회·계약
종료행위어느 기관이 어떤 결의를 했는지
금전근거보수·성과급·퇴직금·해임보상
손해범위잔여임기, 다른 수입, 비용절감, 인과관계

학설과 반론을 나누는 기준

대표이사 해임 법리 문제에서 견해가 갈리는 이유는 하나의 가치를 부정해서가 아니라, 충돌하는 가치를 어느 단계에서 조정할지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쪽은 법적 안정성과 제도의 실효성을 앞세우고, 다른 쪽은 당사자의 자율과 구체적 타당성을 강조합니다. 두 입장을 단순한 찬반으로 줄이지 않고 각각이 전제하는 사실과 위험을 표시해야 합니다.

비교표의 “이사”과 “대표이사”을 나란히 놓으면 원칙의 위치가 보입니다. 원칙을 어디에 두느냐는 증명책임에도 영향을 줍니다. 예외를 주장하는 사람이 어떤 사정을 제출해야 하는지, 그 사정이 단순한 가능성인지 객관적 자료로 확인되는지를 함께 봐야 판례의 실제 작동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또한 판례가 사용한 표현의 강도를 구별해야 합니다. “원칙적으로”, “특별한 사정”, “현저히 부당” 같은 문구는 같은 높이의 요건이 아닙니다. 예외 문구를 일반적 형평 판단으로 넓히면 새 법리의 중심이 다시 흐려지고, 반대로 예외를 사실상 봉쇄하면 판결이 남긴 조정공간을 잃습니다.

예상 반론을 기록으로 검증하는 방법

반론은 추상적 문장으로만 소개하지 않고 기록에서 확인 가능한 명제로 바꾸어야 합니다. 등기부와 정관, 두 종류의 의사록, 선임계약을 먼저 폅니다. 그 다음 반론이 맞다면 존재해야 할 자료와, 반론이 틀리다면 나타날 불일치를 각각 적습니다. 이 방식은 저자의 선호를 결론처럼 제시하는 위험을 줄입니다.

대표이사직과 이사직의 종료일이 다른 곳에서 멈춥니다. 이 지점은 대개 당사자들의 설명이 갈리는 곳입니다. 진술의 표현보다 당시 작성된 문서, 제3자의 행동, 경제적 유인과 후속조치를 함께 놓습니다. 사후에 만들어진 합리화와 당시 실제 선택을 구별하는 데 시간축이 특히 유용합니다.

임기·결의·보수지급·업무인계 날짜를 맞춥니다. 날짜가 맞지 않는다면 법리보다 먼저 사실관계를 다시 세워야 합니다. 적용 규정은 행위시법과 경과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권리 발생과 행사 가능 시점이 다르면 시효나 불복기간의 결론도 달라집니다. 연구 노트의 분석은 정확한 시간표 위에서만 의미가 있습니다.

실무에 남기는 잠정 체크

실무에서는 첫째 적용 법령과 판례의 기준시점을 확인하고, 둘째 법원이 제시한 원칙과 예외를 분리하며, 셋째 각 요건에 대응하는 증거를 붙입니다. 넷째 가장 강한 반론을 같은 수준의 근거로 검토하고, 다섯째 사실 하나가 바뀌었을 때 결론이 어디서 달라지는지 표시합니다.

이 체크는 결론을 기계적으로 만드는 공식이 아닙니다. 오히려 어떤 판단이 자료에 의해 지지되고 어떤 부분이 해석과 가치선택에 남는지를 드러내는 장치입니다. 잠정적 결론 옆에 남는 질문을 적는 이유도 다음 사건에서 예외의 경계가 구체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적용범위를 좁혀 읽어야 하는 이유

연구 대상 판결의 결론은 그 판결이 전제한 소송형태와 청구원인 안에서 읽어야 합니다. 비슷한 경제적 결과가 생겨도 다른 법률관계나 다른 절차라면 같은 법리가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선고일 이후 법령 개정이나 후속판례가 있는지도 공개 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판례가 원심을 파기한 경우 대법원이 스스로 최종 사실을 모두 확정한 것인지, 심리 부족을 이유로 다시 판단하도록 돌려보낸 것인지 구별해야 합니다. 환송 뒤의 결과를 확인하지 못했다면 그 한계를 본문에 남기는 것이 정확합니다.

저자의 견해 역시 법원의 판시와 구별합니다. 판결이 말한 최소한의 법리, 그 법리에서 합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적용, 앞으로 더 논의해야 할 제안의 세 층을 나누면 독자는 어느 문장까지 확립된 법이고 어디서부터 분석인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판사는 기록에서 무엇을 보는가

먼저 펴는 곳

등기부와 정관, 두 종류의 의사록, 선임계약을 먼저 폅니다.

멈추는 곳

대표이사직과 이사직의 종료일이 다른 곳에서 멈춥니다.

맞춰보는 곳

임기·결의·보수지급·업무인계 날짜를 맞춥니다.

여백의 메모

각 손해항목 옆에 어느 지위에서 생긴 청구인지 적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칼럼이며, 소속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필요한 경우 법률 전문가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글쓴이 손호영

부장판사 · 전 대법원 재판연구관(형사조) · 전 서울회생법원 판사 · 서울대 법학박사

『판사의 언어, 판결의 속살』 · 『대신 정리해주는 3개년 형사판례공보』 저자 · 법률저널 〈손호영 판사의 판례 공부〉 160회 이상 연재

재판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사건의 본질과 판단 구조를 설명합니다.

소개 보기 →

#손호영 #판결너머 #연구노트 #판사의렌즈 #법률칼럼 #판례분석 #기록읽기 #판단 #법률정보 #재판 #쟁점분석 #사실관계 #법적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