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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밖의 용도

카페 SNS에 쓰려고 받은 그림 파일이 입간판 시안에 들어가자 이웃들의 손이 잠깐 멈춥니다. 파일을 가지고 있는 일과 어디에 쓸 수 있는 약속 사이에서 오늘 필요한 안내를 어떻게 만들지 살펴봅니다.

우리 동네 파일 밖의 용도 전반: 카페 SNS용 그림을 입간판에 넣으려던 준호와 이용 조건을 확인하는 지수
우리 동네 파일 밖의 용도 후반: 선영이 그림의 인쇄 이용을 보류하고 준호와 직접 쓴 글씨 안내판을 세운다

가지고 있는 것과 쓸 수 있는 것

화면에 있는 파란 컵 그림이 작은 입간판에도 잘 어울려 보입니다. 준호는 파일을 받았고 돈도 냈으니 다른 곳에 쓰는 일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수는 그림의 모양보다 이용 조건을 봅니다. 카페 SNS 게시용이라는 문구를 확인하자, 선영도 인쇄물은 따로 협의하기로 했음을 읽습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나누어 생각해 봐야 한다는 짚어봅니다. 파일이 내 기기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매체에 사용할 권한까지 생기는 것은 아니니까요. 저작물의 이용허락을 받은 사람은 허락받은 이용 방법과 조건의 범위 안에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유료 이미지라서 언제나 인쇄할 수 없다거나, 값을 치렀으니 어떤 용도로든 써도 된다는 식으로 정리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매체와 용도를 약속했는지 확인하는 일이 먼저 놓입니다.

준호가 출력을 멈춘 뒤에도 입간판이 필요한 사정은 남습니다. 도현은 빈 보드를 세울 준비를 하고 선영은 오늘 필요한 것이 영업 안내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지수는 글씨의 위치를 보여 주고 준호는 직접 안내를 씁니다. 자신의 글씨는 무제한인지 묻는 말에 선영은 읽히는 만큼만 부탁한다고 답합니다.
좋은 그림을 넣는 일이 어느새 목표가 되어 있었지만, 사실 정말 필요한 것은 가게가 영업 중임을 알리는 안내였습니다. 이제는 손글씨가 그 일을 맡습니다.

글쓴이 손호영

부장판사 · 전 대법원 재판연구관(형사조) · 전 서울회생법원 판사 · 서울대 법학박사

『판사의 언어, 판결의 속살』 · 『대신 정리해주는 3개년 형사판례공보』 저자 · 법률저널 〈손호영 판사의 판례 공부〉 160회 이상 연재

재판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사건의 본질과 판단 구조를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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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내고 받은 그림 파일, 가게 앞 입간판에도 써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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