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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의 환영

‘누구나 환영’이라는 안내가 붙은 수업 장소에서 휠체어 이용자가 계단 앞에 멈춥니다. 법률가와 아이의 서로 다른 시선을 따라, 참여할 수 있는 조건과 환영의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입구의 환영 4컷 만화. 2층 수업 앞에서 멈춘 휠체어 이용자에게 아이가 1층의 빈 교실을 가리키고, 수업을 옮긴 뒤 참가자가 자료를 펼친다.

환영의 자리를 옮기는 일

앞선 장면의 계단도, 휠체어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달라진 것은 수업이 열리는 층입니다. 저는 그 조용한 장면에서 ‘누구나 환영’이라는 말이 비로소 자리를 얻었다고 느낍니다. 안내판의 문장이 한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책상까지 진정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법률가로서 먼저 편의시설 기준을 확인하려는 것은 필요한 일일 수 있습니다. 어떤 기준이 적용되고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알아야 같은 문 앞에서 다음 사람이 멈추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사정을 정확히 살피는 질문은 불편을 잠깐 달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누가 무엇을 바꾸어야 할지 생각하게 합니다.

하지만 아이는 바로 옆의 빈 방을 보고 묻습니다. “수업도 여기로 내려오면 안 돼요?” 그 질문은 법률가의 검토와 함께, 아니 어쩌면 그 앞에 놓입니다. 참가자가 수업에 들어가려는 이유와 지금 쓸 수 있는 공간을 한 화면 안에서 보게 합니다. 올라가는 방법을 찾던 생각에, 수업의 자리를 옮기는 방법이 보태집니다.

물론 빈 방이 보인다고 곧바로 수업을 옮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담당자에게 이용 가능한 공간인지 묻고, 참가자가 그 자리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지 함께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좋은 생각도 당사자의 말을 듣고 구체적인 조건을 살필 때 실행할 수 있는 제안이 됩니다. 다만 여기서는 다행히 모두 잘 해결되었네요.

저는 법률가가 문제를 정리할 때, 당장의 법적 쟁점보다 당사자가 바라는 결과까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요구할 수 있는가를 묻는 동안, 그 요구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도 물어야 합니다. 이번 이야기의 참가자는 문 앞에서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는 사람으로만 머물고 싶거나 나중의 문제에 장기적으로 대응하려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바로 지금, 여기서 수업을 들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물론 오늘 수업을 옮겼다고 앞으로의 접근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 수업의 장소와 안내, 필요한 시설의 개선은 계속 살펴야 합니다. 다만 그 확인이 이어지는 시간에도 오늘 참여를 가능하게 준비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을, 명심하고자 합니다.

글쓴이 손호영

부장판사 · 전 대법원 재판연구관(형사조) · 전 서울회생법원 판사 · 서울대 법학박사

『판사의 언어, 판결의 속살』 · 『대신 정리해주는 3개년 형사판례공보』 저자 · 법률저널 〈손호영 판사의 판례 공부〉 160회 이상 연재

재판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사건의 본질과 판단 구조를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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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환영’이라는 문 앞에 계단이 있다면, 정말 누구나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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