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텨라 사장님 1년 차 — 매출과 순이익은 오르는데 영업현금흐름이 줄어 통장 잔액이 바닥난 카페 사장님

기업회생 절차, 게임으로 따라가 보기 — 흑자도산부터 관계인집회·파산까지

기업회생 절차는 신청, 개시결정, 채권 조사, 가치 조사, 회생계획안, 관계인집회, 인가, 수행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순서는 외우기 쉽습니다. 어려운 것은 각 단계에서 누가 무엇을 따지는지입니다.

그래서 이 절차를 직접 겪어 볼 수 있는 작은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버텨라 사장님」입니다. 이 글은 게임이 보여주는 장면을 따라 기업회생 절차를 설명합니다.

PLAYABLE · 약 10분 · 무료버텨라 사장님 — 가상의 회사를 맡아 5년을 버티는 게임동네 카페 체인이나 부품 공장을 맡아 해마다 결정을 내립니다. 돈이 마르면 자율협약부터 파산까지 어느 문을 두드릴지 고르고, 회생법원에서는 채권자들의 표를 얻어야 합니다.게임 해 보기 ↗

이 글에서 답할 질문

  • 이익이 나는데 회사가 쓰러지는 흑자도산은 왜 일어날까요?
  • 위기에 빠진 회사가 고를 수 있는 길은 몇 개이고, 무엇이 다를까요?
  • 관계인집회에서는 표를 어떻게 세고, 채권자의 마음은 어떻게 움직일까요?
  • 회생계획이 가결되면 끝일까요, 실패하면 어디로 갈까요?

흑자도산은 왜 일어날까요

게임의 첫 장면은 재무팀장의 보고입니다.

거래처가 줄 돈을 두 달 뒤에 주겠다고 합니다. 이번 달 나갈 돈은 통장 잔고보다 많습니다. 장부로는 이익이 나는데 말이죠.

이것이 흑자도산의 출발점입니다. 손익계산서는 물건을 팔았을 때 이익을 잡지만, 돈은 외상값을 받아야 들어옵니다.

매출이 늘수록 외상값(매출채권)과 재고에 묶이는 돈, 즉 운전자본도 함께 늘어납니다. 큰 주문을 받았는데 대금이 석 달 뒤라면, 이익은 늘고 통장은 비어 갑니다.

게임에서는 해마다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가 함께 바뀝니다. 순이익은 플러스인데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나오면 경고가 뜹니다. 세 표를 같이 봐야 하는 이유를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Z-스코어는 무엇을 알려 주고, 무엇을 놓칠까요

게임을 시작하면 먼저 우리 회사의 Z-스코어 구간을 맞히는 퀴즈가 나옵니다.

알트만 Z-스코어는 1968년 에드워드 알트만이 부도 기업과 정상 기업을 가르려고 만든 점수입니다. 운전자본, 이익잉여금, 영업이익, 자기자본, 매출을 총자산 등과 비교한 비율에 가중치를 곱해 더합니다.

원래 공식은 미국 상장 제조업을 기준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비상장 제조업에는 Z′(안전 2.99 초과, 부실 1.23 미만), 비상장·비제조업에는 Z″(안전 2.6 초과, 부실 1.1 미만)을 씁니다. 게임에서도 카페 체인은 Z″, 부품 공장은 Z′로 채점합니다.

번외편인 「실화 스테이지」에서는 한 신문사의 실제 재무제표를 다룹니다. 3년 내내 Z″이 부실 구간이었지만, 자본의 약 3분의 2가 공식이 세지 않는 평가성 자본이었습니다. 진짜 약점은 이자보상배율 1.1배라는 얇은 안전판이었습니다.

Z-스코어는 건강검진 수치와 같습니다. 나쁘면 정밀검사를 하라는 뜻이지, 그 자체가 진단서는 아닙니다.

위기의 회사가 두드릴 수 있는 문은 몇 개일까요

현금이 바닥나면 게임은 일곱 개의 문을 보여줍니다. 위에 있는 문일수록 회사의 협상력이 크고, 아래로 갈수록 법원과 채권자의 힘이 커집니다.

문어디서열리는 조건(게임 기준으로 단순화)
자율협약법원 밖사실상 모든 채권자의 동의. 강제력이 없어 한 곳만 반대해도 결렬됩니다.
워크아웃법원 밖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금융채권자 신용공여액 4분의 3 이상 찬성.
M&A 매각법원 밖인수 희망자가 부르는 값으로 빚을 정리할 수 있을 때.
P-플랜회생법원부채의 2분의 1 이상을 가진 채권자의 동의를 얻어 사전계획안을 미리 냅니다(채무자회생법 제223조).
간이회생회생법원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 합계 50억 원 이하인 소액영업소득자(시행령 제15조의3).
기업회생회생법원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클 때 길이 열립니다.
파산회생법원회사를 정리하고 남은 재산을 나눕니다.

게임에서 2금융권 급전을 자주 쓰면 주채권은행의 몫이 줄어듭니다. 그러면 ‘부채의 2분의 1’을 채워 줄 우군이 사라져 P-플랜의 문이 닫힙니다. 빚의 크기만큼 빚의 구성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법원 밖 구조조정이 성공해도 끝이 아닙니다. 채권자가 빌려준 시간에 사업 체질을 바꾸지 않으면, 몇 년 뒤 같은 이유로 다시 무너져 법원으로 갑니다.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 무엇을 비교할까요

회생절차가 열리면 법원은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으로 재산을 묶고, 개시결정을 내립니다. 원칙적으로 기존 대표자가 관리인이 됩니다(제74조).

그다음 조사위원이 두 가지 값을 보고합니다. 회사를 계속 돌리며 벌 돈의 현재 가치(계속기업가치)와, 지금 문을 닫고 팔아 나눌 값(청산가치)입니다.

게임은 여기서 한 장의 표를 더 보여줍니다. 지금 문을 닫으면 채권자마다 얼마를 돌려받는지입니다. 담보를 잡은 은행은 많이 받고, 작은 거래처는 거의 못 받습니다.

회사 전체의 값과 채권자 한 사람의 회수액은 다릅니다. 이 표가 회생계획안의 바닥선이 됩니다. 반대한 채권자도 최소한 청산했을 때만큼은 받아야 한다는 청산가치보장원칙입니다(제243조 제1항 제4호).

관계인집회에서는 표를 어떻게 셀까요

회생계획안은 조별로 따로 투표하고, 사람 수가 아니라 의결권 금액으로 셉니다(제237조).

  • 회생담보권자조: 의결권 총액의 4분의 3 이상(청산형 계획이면 5분의 4 이상)
  • 회생채권자조: 의결권 총액의 3분의 2 이상
  • 주주조: 의결권 총수의 2분의 1 이상. 회사가 부채초과면 의결권이 없습니다.

간이회생에는 특례가 있습니다. 회생채권자조에서 의결권 총액의 2분의 1을 넘고, 의결권자 머릿수의 과반이 동의해도 가결될 수 있습니다(제293조의8). 게임에서 작은 거래처 여섯 곳의 머릿수가 힘을 쓰는 장면입니다.

채권자의 마음은 무엇으로 움직일까요

게임에서 가장 공들인 부분입니다. 집회 전에 대표는 세 가지를 선택합니다.

첫째, 숫자를 어디까지 공개할지입니다. 불리한 숫자는 언젠가 드러납니다. 먼저 꺼낸 쪽이 신뢰를 얻습니다.

둘째, 채권자를 직접 만나 듣는 일입니다. 은행은 “그 돈이 실제로 들어온다는 증거”를 원하고, 저축은행은 “약속이 지켜지는지 확인할 방법”을 원합니다. 납품업체 사장은 “조금 덜 받더라도 언제 받는지”를 묻습니다.

셋째, 들은 것을 계획안에 담는 일입니다. 보수적인 현금계획, 분기별 실적 공개, 소액 채권의 조기 변제 같은 조항입니다. 같은 조 안에서도 소액 채권은 형평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달리 대할 수 있습니다(제218조).

여기서 중요한 선이 있습니다. 특정 채권자에게 몰래 더 주겠다는 약속은 안 됩니다. 모두가 보는 계획안에,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담아야 합니다.

가결되면 끝일까요

아닙니다. 가결과 인가는 다릅니다. 법원은 적법성, 공정·형평, 수행가능성, 결의의 성실·공정, 청산가치보장을 따로 심사합니다(제243조).

게임에서 변제율을 높게 적으면 작은 거래처는 쉽게 찬성합니다. 하지만 금융기관은 갚을 수 없는 약속을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회사가 벌 수 있는 돈보다 약속이 크면, 가결돼도 법원이 인가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부결이 곧 파산도 아닙니다. 기일을 속행해 계획안을 고칠 수 있고, 반대한 조에 청산가치 이상을 보장하는 권리보호조항을 두고 인가를 구할 수도 있습니다(제244조).

혁신이 없으면 어디로 갈까요

인가 뒤에는 10년 동안 계획대로 갚아야 합니다. 갚을 돈은 회사가 벌어야 합니다.

게임에서 이 단계에 “하던 대로”를 고르면, 빚은 줄었는데 이익률이 계속 깎여 변제가 밀립니다. 회생절차는 폐지되고, 법원은 직권으로 파산을 선고합니다(제6조).

파산이 선고되면 파산관재인이 재산을 팔아(환가) 순위대로 나눕니다(배당). 그 일이 끝나면 법인은 사라집니다.

다만 회사의 정리와 대표 개인의 책임은 별개입니다. 대표가 회사 빚에 연대보증을 섰다면, 회사가 사라져도 그 보증채무는 남습니다.

판사는 기록에서 무엇을 보는가

먼저 펴는 곳 손익계산서보다 현금흐름표의 영업활동 현금을 먼저 봅니다. 흑자도산은 여기서 처음 보입니다.

멈추는 곳 변제율이 유난히 높은 계획안에서 멈춥니다. 그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 연결되지 않으면 표보다 수행가능성이 먼저 문제 됩니다.

맞춰보는 곳 조사위원의 청산 배분표와 계획안의 회수율을 채권자별로 나란히 놓고 맞춰 봅니다.

여백의 메모 회생은 시간을 사는 제도입니다. 그 시간에 무엇을 바꾸는지가 결말을 정합니다.

그래서 무엇을 챙겨야 할까

  • 이익과 현금은 다릅니다. 매출이 늘 때 오히려 외상과 재고를 점검해야 합니다.
  • 회사의 가치와 채권자 한 사람의 회수액은 다릅니다. 담보와 순위가 셈법을 가릅니다.
  • 찬성을 얻는 일과 약속을 지키는 일은 다릅니다. 가결 다음에 인가가, 인가 다음에 수행이 있습니다.

말로 읽으면 세 줄이지만, 게임으로 한 번 무너져 보면 오래 남습니다. 카페 체인은 보통, 부품 공장은 어려움 난이도입니다.

버텨라 사장님 해 보기 ↗

게임에 대해 미리 알려 드릴 점

등장하는 회사와 인물은 모두 가상입니다. 재무 흐름, 가치 평가, 절차 요건, 투표 결과는 이해를 돕기 위해 크게 단순화했습니다. 예를 들어 계속기업가치는 정상 영업이익의 5배로, 수행가능성은 ‘갚을 수 있는 돈 ÷ 약속한 돈’이 85%에 못 미치면 불인가로 처리했습니다. 실제 사건의 결론을 예측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근거 자료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조, 제74조, 제218조, 제223조, 제237조, 제243조, 제244조, 제293조의8, 같은 법 시행령 제15조의3
  • Edward I. Altman, “Financial Ratios, Discriminant Analysis and the Prediction of Corporate Bankruptcy”, The Journal of Finance (1968)
  • 짐 콜린스,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칼럼이며, 소속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필요한 경우 법률 전문가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글쓴이 손호영

부장판사 · 전 대법원 재판연구관(형사조) · 전 서울회생법원 판사 · 서울대 법학박사

『판사의 언어, 판결의 속살』 · 『대신 정리해주는 3개년 형사판례공보』 저자 · 법률저널 〈손호영 판사의 판례 공부〉 160회 이상 연재

재판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사건의 본질과 판단 구조를 설명합니다.

소개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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