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아파트 현관에서 서류를 확인하는 주민과 방문자

야간 압수수색은 적법할까 — 영장의 야간집행 기재와 예외

야간 압수수색이 적법한지는 시계보다 영장을 먼저 봐야 알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25조는 영장에 야간집행을 할 수 있다는 기재가 없으면 해 뜨기 전이나 해 진 뒤에 집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이 조항은 제219조에 따라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다만 도박장이나 영업 중인 음식점 같은 장소(제126조), 체포 현장 등에서 급히 하는 처분(제220조)은 예외이고, 제한을 어겼더라도 증거가 곧바로 빠지는 것은 아니어서 준항고와 재판에서의 증거능력을 나누어 봐야 합니다.

〈판사의 렌즈〉

저는 압수조서에 적힌 집행 시작 시각부터 확인하고, 그 시각을 그날 그 지역의 일출·일몰 시각과 맞춰 봅니다. 그다음 영장에 야간집행 기재가 있는지, 없다면 법이 정한 예외 장소나 예외 상황이었는지를 봅니다. 증거에서 뺄지는 맨 마지막에, 왜 그 시각에 들어갔는지 경위를 따져 본 뒤에 판단합니다.

이 글은 압수수색을 언제 할 수 있는지, 곧 집행 시각의 제한을 다룹니다. 압수수색영장을 보여주지 않았다면 위법일까는 영장을 어떻게 보여 주어야 하는지를, 영장에 적힌 범위를 넘었다면은 어디서 무엇을 가져갈 수 있는지를 다룹니다.

밤이나 새벽에 온 압수수색은 원칙적으로 위법인가요?

영장에 야간집행을 허가하는 기재가 없다면 원칙적으로 그렇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25조는 “일출 전, 일몰 후에는 압수ㆍ수색영장에 야간집행을 할 수 있는 기재가 없으면” 영장을 집행하려고 타인의 주거, 간수자 있는 가옥, 건조물, 항공기 또는 선차 안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이 조문은 본래 법원이 하는 압수수색에 관한 것이지만, 제219조가 사법경찰관의 압수수색에 준용하도록 정하고 있어 수사기관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2026. 10. 2.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지금은 사법경찰관이 영장을 신청하고, 검사가 청구하고, 판사가 발부합니다(제215조 제2항). 밤에 집행할 필요가 있으면 청구서에 그 취지와 사유를 적어야 하고(형사소송규칙 제107조 제1항 제4호), 판사는 그 사유를 보고 허가할지를 정합니다.

그러니 밤에 들어와도 되는지는 수사기관이 현장에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영장을 발부한 판사가 미리 허락했는지의 문제입니다.

법이 밤을 따로 다루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밤은 사람이 잠들어 있고 가장 무방비한 시간이라, 같은 압수수색이라도 주거의 평온을 훨씬 크게 흔듭니다.

판사가 야간집행 허가 여부를 따로 판단하는 것도 그 무게를 영장 단계에서 한 번 더 저울질하라는 뜻으로 저는 읽습니다.

압수수색에서 ‘야간’은 몇 시부터 몇 시까지인가요?

야간은 시계의 특정 시각이 아니라 ‘일출 전, 일몰 후’입니다. 법은 밤 10시나 새벽 6시 같은 고정 시각을 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같은 아침 6시 반이라도 계절에 따라 야간이 되기도 하고 주간이 되기도 합니다.

시각 (서울 기준, 대략)6월 하순12월 하순
해 뜨는 시각오전 5시 10분 무렵오전 7시 40분 무렵
해 지는 시각오후 7시 55분 무렵오후 5시 15분 무렵
오전 6시 30분에 진입주간야간
오후 6시에 진입주간야간

같은 날이라도 지역에 따라 몇 분씩 차이가 납니다. 날짜·지역별 일출·일몰 시각은 한국천문연구원이 공개하고 있어서, 나중에 시각을 다툴 때 가장 객관적인 자료가 됩니다.

법원이 반드시 그 자료를 따라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라면 그 자료부터 기록에 붙여 두고 보겠습니다.

영장에 야간집행 기재가 없어도 되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법은 두 갈래의 예외를 둡니다. 하나는 장소의 성격 때문에 밤에도 들어갈 수 있는 경우이고(제126조), 다른 하나는 체포 현장처럼 영장 없이 급히 처분해야 하는 경우입니다(제220조).

경우근거살펴볼 점
영장에 야간집행 기재가 있음제125조판사가 허가한 장소·범위 안에서만 밤에 들어갈 수 있음
도박 기타 풍속을 해하는 행위에 상용된다고 인정하는 장소제126조 제1호‘상용’, 곧 늘 그런 용도로 쓰이는 곳이어야 함
여관, 음식점 기타 야간에 공중이 출입할 수 있는 장소제126조 제2호공개한 시간 내에 한함. 영업이 끝난 뒤나 손님이 드나들 수 없는 공간은 문언상 해당하기 어려움
체포·구속 현장 등 제216조에 따른 영장 없는 처분제220조급속을 요하는 때에만 제125조를 따르지 않아도 됨

낮에 시작한 압수수색이 밤까지 이어졌다면 어떻게 되나요?

낮에 적법하게 들어와 시작한 집행이 해 진 뒤까지 이어졌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법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제125조가 막는 것은 일몰 후에 ‘들어가는’ 것이지, 진행 중인 집행을 해가 지면 멈추라는 문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집행이 끊기는 경우입니다. 법은 집행을 잠시 멈추는 장면을 미리 예정하고 있습니다.

제127조는 집행을 중지한 경우 필요하면 집행이 끝날 때까지 그 장소를 폐쇄하거나 간수자를 둘 수 있다고 정합니다. 해가 져서 멈추고 현장을 지킨 뒤 다음 날 아침에 이어 가는 방식은 이 조문이 그리는 모습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집행을 끝내고 나갔다가 밤에 다시 들어온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대법원은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고 집행을 마쳤다면 유효기간이 남아 있어도 그 영장으로 다시 압수수색할 수 없다는 법리를 거듭 밝혔습니다(대법원 1999. 12. 1. 자 99모161 결정, 대법원 2023. 3. 16. 선고 2020도5336 판결).

이 법리는 야간집행에 관한 판단은 아니지만, 끝난 집행을 밤에 ‘이어 간다’고 볼 수는 없다는 점에서 함께 볼 만합니다. 다시 들어오는 순간이 일몰 후라면 새 진입이므로 제125조의 제한도 다시 따져야 합니다.

휴대전화를 가져간 뒤 수사기관 사무실에서 밤늦게 전자정보를 탐색하는 것은 타인의 주거에 들어가는 장면이 아니어서 제125조의 문언이 직접 닿는 곳은 아닙니다. 그 단계에서는 시각보다 참여 기회와 탐색 범위가 쟁점이 됩니다.

이 부분은 압수수색·포렌식 참여권 글에서 따로 다룹니다.

새벽 압수수색이라면 영장의 어디를 보면 될까요?

새벽 압수수색은 두 가지를 맞춰 보면 됩니다. 영장에 야간집행을 허가하는 취지가 적혀 있는지, 그리고 실제로 들어온 시각이 그날 일출 전이었는지입니다.

실무에서 이른 아침 집행이 많은 것은 대상자가 집에 있고 증거를 없앨 틈이 적은 시간이기 때문인데, 겨울에는 그 ‘이른 아침’이 법적으로는 야간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 야간집행 기재: 영장 본문이나 기재란에 일출 전·일몰 후 집행을 허가하는 취지가 있는지 봅니다. 없으면 일출 전 진입은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 한 문제가 됩니다.
  • 장소: 야간집행이 허가됐더라도 영장에 적힌 수색 장소에 한합니다. 지금 들어온 곳이 그 장소인지 봅니다.
  • 발부일과 유효기간: 영장에는 발부 연월일과 유효기간이 적힙니다(제114조). 기간이 지나면 집행에 착수할 수 없습니다.
  • 진입 시각: 초인종이 울린 시각, 문을 연 시각을 휴대전화 기록 등으로 남겨 둡니다. 나중에 압수조서의 시각과 맞춰 볼 자료가 됩니다.

영장은 처분을 받는 사람에게 반드시 제시해야 하고, 피의자에게는 사본도 교부해야 합니다(제118조). 영장을 충분히 볼 기회가 없었다면 그 자체가 별도의 쟁점입니다.

제시 방식이 어디까지 지켜져야 하는지는 영장 제시의무와 준항고를 함께 보시면 됩니다. 영장 기재를 확인하는 것과 집행을 몸으로 막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는 점도 덧붙여 둡니다.

야간집행 제한을 어겼다면 무엇을 다툴 수 있나요?

야간집행 제한을 어긴 압수수색은 집행 절차가 위법하므로, 압수 처분은 준항고로, 그 결과물은 재판에서 증거능력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두 절차는 묻는 것이 다릅니다.

준항고는 처분을 취소할지, 증거능력은 그 증거로 유죄를 인정할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준항고, 즉 수사기관의 압수 처분을 법원에 다투는 절차는 제417조에 있습니다. 사법경찰관의 압수에 관한 처분에 불복하면 직무집행지의 관할법원 등에 그 처분의 취소나 변경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재판 단계에서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는 제308조의2가 기준이 됩니다.

다만 절차를 어겼다고 증거가 언제나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은 절차 조항의 취지, 위반의 내용과 정도, 위반 경위와 회피 가능성, 침해된 권리의 성질,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종합해, 적법절차의 실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증거로 쓸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야간집행 제한 위반만을 이유로 증거능력을 부정한 대법원 판례는 이 글을 쓰며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기준을 야간집행에 대입하면 판사는 이런 것을 묻게 될 것입니다.

  • 회피 가능성: 청구서에 사유를 적었다면 야간집행 허가를 받을 수 있었던 사안인지, 아니면 낮까지 기다릴 수 있었는지
  • 침해의 정도: 잠든 가족이 있었는지, 문을 강제로 열었는지, 진입이 일출 몇 분 전이었는지 몇 시간 전이었는지
  • 인식과 의도: 수사기관이 영장에 야간 기재가 없다는 것을 알고도 들어갔는지

위법수집증거 배제의 원칙과 예외, 거기서 파생된 2차 증거까지의 판단 구조는 위법수집증거 배제 글에서 자세히 설명합니다.

판사는 기록에서 무엇을 보는가

먼저 펴는 곳

압수수색영장 사본과, 그 영장을 받기 위해 낸 청구서를 나란히 폅니다. 청구서에 일출 전·일몰 후 집행이 필요한 사유가 적혀 있었는지, 그리고 판사가 그 부분을 허가했는지는 청구서와 영장을 함께 봐야 보입니다.

청구는 했는데 허가가 없었다면, 그 자체로 이야기가 하나 생깁니다.

멈추는 곳

압수조서의 “06:10경 피의자 주거지에 도착하여 영장을 제시하고”라는 한 줄에서 멈춥니다. 도착한 시각과 들어간 시각이 같은지, 그날이 몇 월이었는지를 봅니다.

12월이었다면 그 시각은 아직 해가 뜨기 전이고, 영장에 야간 기재가 없다면 그 한 줄이 이 사건의 쟁점 전부가 될 수 있습니다.

맞춰보는 곳

압수조서의 집행 시각, 압수목록의 작성 시각, 참여인 서명 옆의 시각, 수사보고서의 출발·도착 시각을 한 줄씩 대조하고, 마지막으로 그날 그 지역의 일출·일몰 시각과 맞춥니다. 서류마다 시각이 몇십 분씩 어긋나면 어느 쪽이 실제 진입 시각인지부터 다시 봅니다.

2027. 8. 5.부터 압수수색 전 과정을 영상녹화하도록 한 제220조의2가 시행되면, 이 대조는 영상의 시각 표시로 훨씬 단단해질 것입니다.

여백의 메모

“진입 06:10, 그날 일출 07:38. 영장에 야간 기재 없음. 기다렸으면 안 됐나, 기다릴 수 없었다면 왜 청구서에 사유를 적지 않았나.”

영장만 있으면 시간은 상관없다는 말은 맞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반대로 새벽이면 무조건 위법이라는 말도 맞지 않습니다.

영장이 있어도 야간집행 기재가 없으면 일출 전·일몰 후에는 주거 등에 들어갈 수 없고, 반대로 야간집행 기재가 있거나 제126조·제220조의 예외에 해당하면 밤에 들어와도 위법이 아닙니다. 그리고 여름의 새벽 5시 반은 이미 해가 뜬 뒤일 수 있습니다.

결국 시계, 달력, 영장 세 가지를 함께 봐야 답이 나옵니다.

야간 압수수색을 겪었다면 무엇을 남겨 두어야 할까요?

시각을 다투는 사건은 시각을 보여 주는 자료가 전부라고 해도 과장이 아닙니다. 기억은 금방 흐려지니, 아래를 되도록 그날 바로 남겨 두는 편이 좋습니다.

  • 문을 두드리거나 초인종이 울린 시각, 문을 연 시각 (휴대전화 통화·메시지 기록, 공동현관 출입 기록 등)
  • 영장 사본에서 야간집행 기재 부분과 수색 장소 부분
  • 집행이 중간에 멈췄다면 멈춘 시각과 다시 시작한 시각, 그사이 현장이 폐쇄됐거나 누군가 지키고 있었는지
  • 그날 그 지역의 일출·일몰 시각 자료 (한국천문연구원 공개 자료)

야간집행 제한은 오래된 조문인데도, 위반이 증거능력에 어떤 무게를 갖는지를 정면으로 다룬 판례는 많지 않습니다. 영상녹화가 시행되면 시각을 둘러싼 다툼은 줄어들겠지만, 낮에 시작한 집행이 밤새 이어질 때 어디까지 허용되는지는 앞으로 판례가 채워야 할 질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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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자료

법령·판례 기준일 2026. 10. 23. 이 글은 공개된 판결과 법령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와 절차 단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글쓴이 손호영

부장판사 · 전 대법원 재판연구관(형사조) · 전 서울회생법원 판사 · 서울대 법학박사

『판사의 언어, 판결의 속살』 · 『대신 정리해주는 3개년 형사판례공보』 저자 · 법률저널 〈손호영 판사의 판례 공부〉 160회 이상 연재

재판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사건의 본질과 판단 구조를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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