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문 안에 빈 의자 하나가 놓인 간결한 스케치

약식명령을 받았다면: 7일 안의 청구와 그 다음 재판

안녕하세요. 재판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사건의 본질과 판단 구조를 풀어드리는 손호영입니다.

벌금이 적힌 약식명령을 받았습니다. 조사 때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사실이 있고, 벌금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곧바로 긴 탄원서를 쓰는 일보다 문서의 종류와 고지 시점, 불복 방식부터 확인하는 일입니다. 약식명령은 검사의 제안이 아니라 법원이 내린 재판입니다.

〈판사의 렌즈〉
청구의 기한을 지키는 일과 재판에서 설명할 쟁점을 준비하는 일을 나누어 봅니다.

지금은 약식명령에 대한 불복 단계입니다

정식재판 청구는 약식명령을 공판절차에서 다시 심판받도록 하는 절차입니다. 수사기관에 이의를 전달하는 것과 다릅니다. 검찰의 약식기소 소식을 들었다는 사실과 법원 약식명령이 고지됐다는 사실도 구별해야 합니다. 먼저 받은 문서의 발신 법원, 사건번호와 제목을 읽습니다.

형사소송법은 검사 또는 피고인이 약식명령의 고지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고, 약식명령을 한 법원에 서면으로 제출하도록 정합니다. 이 글은 피고인이 불복하는 경우를 중심으로 설명합니다. 법이 정한 기간과 제출처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 글 요약]

1. 약식명령에 불복할 재판의 기회를 구합니다.

2. 고지·7일·서면 접수와 다툴 쟁점을 확인합니다.

3. 정식재판은 감액 보장이 아니라 설명할 기회입니다.

7일은 언제부터 살펴야 하나요?

출발점은 약식명령의 고지입니다. 문서에 적힌 발령일이나 수사기관에서 연락받은 날짜를 곧바로 기산점으로 삼으면 안 됩니다. 송달 자료와 실제 문서 수령 경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봉투와 송달 안내, 전자적으로 받은 경우의 확인 자료를 남겨 두는 이유입니다.

기간 계산에는 초일과 마지막 날, 휴일 등에 관한 법정 계산 규정이 적용됩니다. 단순히 달력에서 일곱 칸을 세어도 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 글은 개별 송달의 유효성이나 특정 사건의 마지막 제출일을 확정하지 않습니다. 송달 방식에 다툼이 있거나 날짜가 가까우면 법원 기록과 접수 안내를 즉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한을 지키는 작업과 본안의 주장을 완성하는 작업은 나누어 준비할 수 있습니다. 사건을 특정한 청구서를 법정 기간과 방식에 맞게 먼저 접수하고, 이후 기록을 확인해 구체적인 주장과 자료를 정리합니다. 이때 접수 결과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탄원서와 영수증을 모두 준비할 때까지 청구를 미루면, 준비한 자료를 설명할 재판의 기회를 먼저 놓칠 수 있습니다.

어디에 무엇을 제출하나요?

청구서는 약식명령을 한 법원에 제출합니다. 담당 수사관이나 검사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벌금 집행 부서에 불만을 말하는 것으로 법원의 청구 접수가 대신되지는 않습니다. 문서에는 대상 사건과 청구인이 누구인지, 어떤 약식명령에 대해 정식재판을 구하는지 드러나야 합니다.

법원의 공식 양식과 현재 접수 방식을 확인하고, 서명 등 필요한 형식을 갖춥니다. 제출 후에는 접수 확인 자료를 보관합니다. 우편으로 발송할 때도 발송일만으로 기간 준수를 확신하지 말고 법원 접수 여부와 적용되는 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용한 제출 경로의 마지막 단계가 끝났는지가 중요합니다.

확인할 것 준비자료 실수하기 쉬운 점
불복 대상 약식명령·사건번호 검사의 약식기소 연락과 혼동
고지와 기간 송달·수령 확인 자료 발령일만 보고 기간 계산
청구 방식 서면 청구서·접수 확인 수사기관에 말한 것으로 대체
공판 준비 기록·쟁점별 증거 탄원서에 모든 주장을 혼합

표에서 앞의 세 줄은 정식재판의 문을 여는 준비이고 마지막 줄은 열린 재판에서 설명할 준비입니다. 두 준비가 모두 필요하지만, 앞 단계의 기한이 뒤 단계의 완성도를 기다려 주지는 않습니다.

정식재판의 결과 범위를 먼저 이해합니다

정식재판 청구는 벌금 감액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정식재판 청구는 감액 신청과 같은 제도가 아닙니다. 공판절차에서 유무죄와 형을 판단하는 기회를 구하는 것입니다. 사실관계나 법률 적용을 다투는지, 유죄는 인정하되 양형을 다투는지에 따라 준비할 자료가 달라집니다.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해 약식명령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그러나 같은 벌금형 안에서 금액까지 반드시 낮아지거나 유지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약식명령보다 중한 형을 선고할 때는 판결서에 양형 이유를 적어야 합니다.

‘형종 상향 금지’와 ‘어떤 불이익도 없음’을 구별해야 합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청구하면 재판의 결과 범위를 잘못 기대하게 됩니다. 검사도 청구했는지, 다른 사건이 함께 있는지 등 사건의 절차 상태도 확인해야 합니다. 하나의 문장을 모든 병합 사건의 결과 보장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주장은 두 묶음으로 정리합니다

범죄사실을 다툰다면 공소사실의 어느 부분이 다른지 특정합니다. 시간, 장소, 행위와 의도 가운데 무엇을 다투는지 적고, 이를 확인할 자료를 연결합니다. ‘억울합니다’라는 한 문장 뒤에 사건 전체가 붙어 있으면 법원이 확인할 쟁점이 선명하지 않습니다.

양형을 다툰다면 범행 전후의 사정, 피해 회복과 현재 생활 사정 등을 자료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자료가 실제로 무엇을 보여 주는지 밝혀야 합니다.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사실만으로 벌금이 자동 감액되는 것은 아니며, 합의가 있었다고 유무죄 판단까지 항상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같은 청구서에 두 주장이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다만 사실은 인정하지 않으면서 전부 반성한다고 쓰는 식의 표현 충돌을 점검해야 합니다. 어떤 주장은 주된 입장이고 어떤 주장은 예비적 설명인지 구별하면 재판에서 말하려는 내용이 더 정확해집니다.

다음에는 공판 준비가 시작됩니다

청구가 적법하면 공판절차에 따라 심판합니다. 출석 안내와 법원의 요청을 확인하고, 기록 열람·복사와 증거 제출의 방식도 준비해야 합니다. 제출한 청구서를 보관하는 것으로 재판 준비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주소와 연락처가 바뀌었다면 송달과 안내가 이어지도록 필요한 조치를 확인합니다.

청구가 방식에 위반되거나 청구권이 이미 소멸한 것이 명백하면 기각될 수 있고, 그 결정에 대한 불복도 별도의 절차입니다. 기간을 놓친 경우에도 단순히 날짜를 바꿔 제출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 송달과 지연의 사유를 확인하고 적용 가능한 구제 절차가 있는지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판사는 기록에서 무엇을 보는가

먼저 펴는 곳

약식명령과 송달·접수 자료를 봅니다. 고지 시점과 청구 접수 시점을 먼저 분리해 표시합니다.

멈추는 곳

‘벌금이 무겁다’는 문장에서 멈춥니다. 범죄사실을 다투는지, 형을 다투는지, 두 주장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확인합니다.

맞춰보는 곳

청구서의 주장과 수사기록, 새로 제출한 객관자료를 맞춥니다. 자료가 보여 주는 사실과 청구인이 붙인 의미를 구별합니다.

여백의 메모

정식재판은 감액을 보장하는 통로가 아니라 설명과 심판의 기회입니다. 먼저 그 기회의 문턱을 기간과 방식에 맞게 넘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칼럼이며, 소속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필요한 경우 법률 전문가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글쓴이 손호영

부장판사 · 전 대법원 재판연구관(형사조) · 전 서울회생법원 판사 · 서울대 법학박사

『판사의 언어, 판결의 속살』 · 『대신 정리해주는 3개년 형사판례공보』 저자 · 법률저널 〈손호영 판사의 판례 공부〉 160회 이상 연재

재판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사건의 본질과 판단 구조를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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